봄편지

어찌 지내시는지요
저는 잘 있습니다.

출근 길 주차장 한 구석에
서둘러 핀 벚꽃을 보다가
당신 생각에 고개 들어
하늘 한 조각 담았습니다.

왜 벚나무는 꽃을 피워
마음을 심란하게 하는지
바람에 꽃잎을 떨구지는 않을까
눈이 오면 다 내려 앉을텐데
전전긍긍 하다가

조금만 참고 있을 것이지
곧 따뜻한 봄이 올텐데
미련한 것, 바보 같은 것
원망을 하는데

벚나무가 조그맣게 속삭입니다

꽃을 피우지 않으면
바람에게 고백할 수 없어
눈에게 마음을 전할 수 없어
낙화의 아픔 뒤에 사랑이 있지

어찌 지내시는지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