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가

네게 편지를 쓰다가 자판으로 치는 편지가 성의 없는 것은 아닐까 타닥타닥 누르는 손끝이 송구해졌다. 손을 놀려 글을 적은 이래 스스로에게 조차 당당했던 적은 없었다. “아이가 악필이 심해서요……” 이런 문제로 부모님을 모셔보기는 처음이라면서 헛웃음 짓던 선생님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아도  슬픔은 그림자처럼 날 쫓았다. 모니터 위에 새겨지는 글씨는 여전히 무색하지만, 활자의 가면 너머로 널 바라볼 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