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는 밤이 깊어지면,
잠들지 못할 바에야 뭐라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잠을 자야 한다는 의무감 말고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더운 물로 샤워를 하고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타닥,타닥, 자판을 두드려 보지만
같은 자리에서 맴도는 생각은
좀처럼 나갈 곳이 보이지 않고
멍해 질만큼 한 가지 생각이
머릿 속을 가득 채울 무렵이면
창 밖이 검푸르게 밝아오고
불면의 괴로움보다 무기력하게
흘려버린 시간에 대한 미안함이
가슴 가득 멍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