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서서

바람 부는 창가에 서서
흔들리는 바다를 본다.
아무도 없는 늦여름의 바닷가를
가만히 눈으로 걸어본다.

나를 둘러 싼 모든 것을 버리겠다고 떠나온 여행인데,
혼자라는 것이 못내 어색하고,
쓸쓸한 바닷가에 가슴이 시린 것은
끝내 그리움은 떨쳐내지 못한 때문인지
‘사람이라면 그래야한다’고 배웠기 때문인지.

태풍이 지나가려면 사흘은 더 있어야 한다는데,
멍하니 바다만 바라보고 있다.
바다가 춤을 추는 것인지, 내가 흔들리는 것인지
어쩌면, 땅이 조금 기.우.뚱. 하는 것 같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