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안에서

기차를 타고 집에 간다.

언제부터인지 옆 자리에선 딸기향이 난다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영화를 보듯 
스쳐가는 풍경만 곱씹고 있다
기차는 빗속을 흘러가고,
미련은 여전히 역에 남아있다.

나의 기타 이야기*를 듣다가
나도 언젠가는 그녀에게 주고 싶은 것이 있어
라는 생각에 붉어진 얼굴이
창을 긋는 빗줄기에 흐려졌다.

가늘고 하얀 손가락을 가진 소녀는
기욤뮈소의 종이여자를 읽고 있고 나는,
그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나는 비에 갇혔고,
기차는 멈추지 않고 달릴 것만 같다.

 

* 나의 기타이야기는 작사 한성숙, 작곡 송결로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송창식 작사, 작곡으로 아들 송결이 태어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아내와 아들의 이름을 붙인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