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는다

바람은 차고, 마음은 시려도

봄.
   봄.
      봄.

시 한편쯤은 써야하지 않겠냐고
물오른 가지마다 수줍은
꽃봉오리들이 들썩한
벗꽃 십리길을 걷는다.

아직 봄은 멀었다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도
가슴은 이미 흔들리고 있구나

잔잔하고 그렇게 천둥처럼.